경제

증권사 직원 야산에서 자살

기쁘게살자 2008. 10. 23. 22:32

미리 예측된 것이다  얼마전  조금 있으면  주식 잘못되어  스스로 목숨 버리는 사람  속출 할것이라고

이제는  몰라요  나는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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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에게 미안하다.”

한 증권사 지점장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충남 공주의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 전 가족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펀드가 반토막 날 때까지 환매를 못한 것은 개인의 탐욕이나 기대심리 때문이다.”

한상춘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방송 토론에 나와 이렇게 말했다가 직위해제 됐습니다.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마디를 들으면서 역시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감정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증시상황이 증권사 직원이 책임져야 할 일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고수익을 장담하며 펀드 가입자들을 끌어모았다가 마이너스 50%의 수익률를 기록했는데도 아무 말이 없는 일부 증권사의 행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하는 반발심이 들었습니다. 

궁금했습니다. 증권사는 어떤 존재인지 궁금했습니다. 증시가 폭락장세를 보이고 개인투자자들이 깡통을 차는 현실에서 증권사는 어느 위치에서 어떤 상황을 겪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궁금했습니다.

여기저기 연락을 취했습니다. 영업관리를 맡고 있는 차장급 사원, 대외 업무를 관장하는 부장급 중간간부, 노조 전임 간부 등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답변이 똑같았습니다. 3중고를 겪고 있다고 했습니다. 증권사 임원이나 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는 어떤지 몰라도 일반 직원은 3중고 때문에 죽을 맛이라고 했습니다.

자신들 또한 개인투자자라고 했습니다. 증시 폭락에 개미들이 줄줄이 깡통을 차는 판에 자기들이라고 무사할 성 싶냐고 반문했습니다. 자신들의 펀드도, 주식도 반토막이 났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감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자기 돈 날리는 선에서 끝나면 투자 잘못한 셈 치겠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임의매매’로 고객 돈을 물어주는 직원이 적잖다고 했습니다. 고객의 돈을 갖고 주식거래를 할 때는 반드시 동의를 받아야 하고, 이런 동의절차를 녹음해두거나 사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직원들이 적잖다고 했습니다(일부는 진짜 ‘임의매매’, 그러니까 고객 동의를 아예 구하지 않고 매매를 하기도 한다고 했으나 그건 예외적인 경우니까 논외로 하겠습니다). 이런 직원의 경우 손해를 본 고객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 울며겨자먹기로 고객 손해분의 일부라도 메워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야 제재를 피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자기 돈 날리고 고객 돈 날아가는데도 또 다시 단기매매에 나서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실적을 올려야 하는 부담감에, 또는 손해를 만회하려는 고객의 요구에 단기매매에 나섰다가 더 큰 손해를 본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3중고에 시달리는데도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한다고 했습니다. 고액연봉자란 사회적 인식, 증시 폭락에 대한 무차별적 책임 요구에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영업관리직 사원에게 물었습니다. 며칠 전 신문에서 본 기사 한토막을 내밀었습니다. 호황이면 증권가 술집에서 이성끼리 술 마시는 손님이 많고 불황이면 동성 또는 혼자 술 마시는 손님이 많다고 하던데 사실이냐고 물었습니다.

이 사원이 피식 웃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요즘은 회식도 잘 안 하는데요 뭘…. 아마 그 말이 맞을 겁니다.”

그러면서 한 마디 덧붙였습니다. 술 마실 계제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감원설이 공공연히 돌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번엔 노조 전임간부에게 물었습니다. 감원설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이 노조 간부가 그러더군요. 증권사에 종사하는 직원 수가 4만 8000여명인데 이 중 1만여명이 내년 초에 감원될 것이라는 전망이, 그런 설이 돌고 있다고 했습니다. 모 증권사는 벌써 200명 명예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는 소식과 함께 증권업계의 고용구조를 설명해 줬습니다.

증권사 일반 직원 특히 영업직은 대부분이 연봉계약직이라고, 그래서 쉽게 뽑고 쉽게 자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증시 호황기였던 2005년 무렵부터 대거 뽑은 직원들을 지금과 같은 극심한 불황기에 어떻게 건사하겠냐고, 감원은 조만간 설에서 현실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삭풍이 불고 있습니다. 피부를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 가슴을 헤집는 삭풍입니다. 증권사 일반직원들을 살떨리게 하는 매서운 바람입니다.

영업관리직 사원의 말이 아직도 귓전을 때립니다.

"IMF 때보다 2배는 더 힘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실제와는 무관하게 마음이 그렇다고 했습니다. “이제 시작이다

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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